날개 없는 선풍기는 어떻게 바람을 만들어낼까? ; 날개 없는 선풍기의 원리

요즘에는 회전 날개가 없는 ‘날개 없는 선풍기’의 인기가 높습니다. 날개 없는 선풍기는 2009년 영국의 다이슨(Dyson) 회사에서 개발했습니다. 그렇다면 날개 없는 선풍기는 어떻게 바람을 만들어낼까요?

날개 없는 선풍기에 날개가 숨어 있다고?

날개 없는 선풍기의 구조는 크게 공기를 빨아들이는 ‘본체(원기둥 모양의 스탠드)’와 바람을 배출하는 ‘둥근 고리’로 나뉩니다. 본체에는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공기를 내부로 빠르게 끌어들이기 위해 본체 안에는 나선형 회전 날개가 들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눈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날개 없는 선풍기에도 날개가 있었던 셈입니다.

본체 내부에는 비행기의 제트엔진을 연상시키는 팬과 모터가 들어 있습니다. 제트엔진이 추진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공기는 팬을 회전시켜 흡입합니다. 같은 원리로 날개 없는 선풍기도 본체에 내장된 팬과 모터를 작동하여 아래쪽으로 공기를 빨아들입니다. 이렇게 빨아올린 공기를 위쪽의 둥근 고리 내부로 밀어 올리는 것입니다.

날개 없는 선풍기에 작동하는 ‘베르누이 원리’

둥근 고리의 단면은 속이 빈 비행기 날개의 모양입니다. 속이 빈 둥근 고리의 내부로 밀려 올라간 공기는 고리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약 88km/h 정도로 유속이 빨라집니다. 이 빠른 속력의 공기가 빈 고리 내부의 작은 틈을 통해 빠져나오면서 둥근 고리 안쪽 면의 기압이 낮아집니다. 이 때문에 선풍기 고리 주변의 공기는 고리 안쪽으로 유도되어 고리를 통과하는 강한 공기의 흐름이 생겨납니다. 이때 고리를 통과하는 공기의 양은 모터를 통해 아래쪽으로 빨려 들어간 공기의 양보다 15배 정도로 증가하는데, 이러한 원리로 바람이 만들어지고, 결과적으로 이 고리가 선풍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속이 빈 고리의 단면 위쪽(고리 바깥 면)은 비행기 날개 윗면과 비슷한 곡면이고, 아래쪽(고리 안쪽 면)은 비행기 날개 아랫면처럼 상대적으로 평평합니다. 고리를 이루는 바깥 면과 안쪽 면은 약 1.3mm 정도의 작은 틈을 사이에 두고 맞물려 있습니다. 이 고리 단면은 왜 비행기의 날개 모양을 닮았을까요?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공기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 힘의 비밀은 바로 비행기의 날개 모양에 있습니다. 비행기 날개는 윗면이 아랫면보다 불룩한데, 공기가 비행기의 평평한 아랫면보다 불룩한 윗면을 지나갈 때 마치 좁은 관 속을 지나는 것처럼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공기의 속도가 빠른 윗면은 기압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평평한 아랫면의 기압은 높아집니다. 공기의 힘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작용하므로, 기압이 높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힘이 작용하여 비행기가 하늘로 뜨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베르누이 원리’라고 하는데, 날개 없는 선풍기의 고리 모양도 이 원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장점

날개 없는 선풍기는 둥근 고리 부분과 본체가 분리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고, 먼지가 쌓일 날개가 없어서 청소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회전날개가 없기 때문에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과학적 원리는 비행기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