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직바람이 없는 무풍에어컨을 출시했습니다. 에어컨의 시원함은 좋은데 찬바람이 싫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찬바람을 느끼지 못하면서 차가운 기운을 전달하는 에어컨을 만들자는 목표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석빙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무풍에어컨
무풍에어컨이라고 해서 바람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무풍에어컨의 기능은 미세한 본체 홀에서 바람을 분산하여 내보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바람을 직접 불어서 내보내는 것이 아닌 바람을 새어 보내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무풍에어컨을 만든 삼성전자는 삼국시대에 쓰였다는 ‘석빙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석빙고는 돌로 만든 얼음 저장창고로,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이 석빙고를 지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삼국사기》에는 지증왕 6년에 얼음을 저장하게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급속냉방 가동 후에 무풍 기능으로 전환되는 원리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무풍에어컨의 원리에 대해 “겨울철에 내부 돌담 날개벽을 냉각시키고, 이후 얼음을 넣어 7~8개월 동안 내부를 차갑게 유지할 수 있는 석빙고의 ‘복사 냉방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돌을 쌓아 만든 석빙고의 날개벽이 내부를 냉각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날개벽은 겨울철의 찬바람이 석빙고 내부 깊숙이까지 들어가게 해 주고, 여름철이 되어 더운 공기가 들어오면 안에 있던 찬 공기와 만나 더운 공기가 상승하는 대류 현상을 이용해 굴뚝으로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무풍에어컨은 석빙고의 복사 냉방 원리를 이용해 찬 공기를 내보내 실내온도를 시원하게 유지시켜 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풍에어컨은 먼저 급속냉방을 가동해 일정 온도로 떨어뜨린 후에 무풍으로 전환해 설정 온도를 이어가면서 시원함을 유지시켜 주는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27만 개의 마이크로 홀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와
무풍에어컨은 넓어진 무풍 패널과 약 27만 개의 마이크로 홀이 빈틈없이 냉기를 뿜어줘 머리부터 발끝까지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시원함을 느끼게 합니다. 강하고 차가운 공기가 마이크로 홀을 통과하면, 마치 고운 체에 걸러지듯 쪼개지면서 은은한 공기 흐름으로 바뀝니다. 직바람 없이 시원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무풍에어컨의 원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풍에어컨의 장점은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기존 에어컨과 비교했을 때 최대 90퍼센트 사용전력을 절감할 수 있어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 바람을 새어 보내는 방식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기존 에어컨보다 소음이 덜합니다. 단, 가격이 비싸고, 무풍에어컨의 구조적 문제로 기존 에어컨보다 빠르게 시원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바람이 나오는 문에서 곰팡이 냄새가 자주 나 지속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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