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실험으로 ‘알츠하이머 백신’ 실마리 잡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많이 발현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이 쥐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치료할 수 있는 완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백신 연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실험 결과로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실험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백신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치룬 샤오 일본 준텐도대 의과대학원 연구팀은 노화와 관련된 당단백질(SAGP)을 제거하는 백신이 알츠하이머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동맥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되는 죽상동맥경화증과 2형 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SAGP를 표적으로 한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SAGP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신경세포에서도 많이 발현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 백신 연구에 나선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기초심혈관학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쥐 실험 모델을 만들어 아말로이드 베타에 의한 알츠하이머병을 구현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단백질 중 하나입니다. 연구팀은 생후 2개월과 4개월 된 쥐를 각각 2개 그룹으로 나눠 SAGP 백신과 실험용 위약을 주입했습니다.

실험 결과, SAGP 백신 그룹은 위약 그룹보다 대뇌피질 영역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는 정도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뇌피질은 언어처리, 주의력, 문제 해결 등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입니다.

또, SAGP 백신 그룹 뇌에서는 염증 분자의 일종인 성상교세포의 크기도 줄고 다른 염증성 생체지표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SAGP 백신 접종이 뇌 염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미로찾기 실험에서도 SAGP 백신 그룹이 위약 그룹보다 환경에 훨씬 더 잘 반응하고 인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쥐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샤오 박사는 “다른 백신 연구에서도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전물과 염증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연구는 쥐의 행동과 인지기능까지 개선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면서 “앞으로 과제는 인간에게도 비슷한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백신이 사람에게도 성공한다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거나 심지어 예방하는 데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많이 발현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이 쥐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