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티 웨스트
<출연진> 미아 고스, 데이빗 코렌스웻, 탠디 라이트, 매튜 선더랜드
<배경> 1918년, 텍사스의 한 농장
<영화의 시작>
시골의 외딴 농장에서 친정 부모님과 살고 있는 펄. 그녀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 유명한 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군대에 들어가버렸고, 부모님은 가능하다면 내다버리고 싶은 ‘짐’처럼 느껴진다. 휠체어에서 반 시체처럼 눈만 끔벅거리며 살고 있는 아빠, 늘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엄마, 그리고 먹고 싸기만 하면서 일거리만 만들어대는 가축들. 그래도 스타의 꿈을 놓지 않고 틈틈이 춤을 연습한다.
펄은 아빠의 약을 사러 시내에 나갔다가 영화를 보고, 잘생긴 영사 기사를 알게 된다. 친절한 ‘외간 남자’가 두려우면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농장에 들른 시누이가 무용단을 뽑기 위한 춤 오디션이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펄은 눈앞으로 다가온 인생의 첫 무대를 손꼽아 기다린다.
<영화의 주인공>
펄_
“우리 엄마는 딸을 몰라도 너무 몰라. 나중에 내가 스타가 되면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하려고 그러는지 원. 다른 집 딸이었어 봐. 이 집에서 벌써 도망쳤을걸. 책임감 빼면 시체인 나나 되니까 병든 아빠와 불쌍한 엄마 옆에서 버티는 거라고!”
어려서부터 나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이 구질구질한 농장에서 벗어나려고 결혼도 했는데, 탈출에 실패했다. 전쟁이 터지자 남편은 이곳에 날 남겨두고 군대에 들어가버렸다. 그립다는 편지가 가끔 오는데, 배신감 때문일까? 난 잘 모르겠다. 살아 돌아왔으면 하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다. 스페인 독감을 앓은 아빠는 언뜻 보면 시체 같지만 '희한하게도' 날마다 살아있다. 언제까지 저 모습으로 살아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엄마는 가끔 계모가 아닐까 의심스럽다. 예쁜 옷들도 많은데 내가 입어보지도 못하게 하고, 춤 연습 하는 꼴도 못 본다. 인생이 깊은 구덩이에 빠져버린 기분이 들면 분노가 치미는데, 그럴 때 나는 가끔 동물을 죽인다. 힘도 없고 작은 동물을 죽이는 거라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순간을 캐치해 쇠스랑으로 ‘콱’ 찌르면 한 번에 죽일 수 있다. 그러면 하늘 끝까지 치솟을 것 같은 분노가 살짝 가라앉는다.
며칠 전 영화관 앞에서 젊은 영사 기사를 만났는데 자꾸 생각난다. 어쩌면 지옥 같은 이곳에서 날 구해줄 운명의 상대가 남편이 아니라 그 사람인지 모른다. 아, 내가 남편과 만난 게 실수였던 걸까?
그리고 곧 시누이가 알려준 춤 오디션 날이다. 오디션만 통과되면 스타 댄서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내 진가를 몰라본 엄마가 후회하게 해주리라.
엄마_
“남편 복 없는 여자가 자식 복을 기대해도 되나?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어른들 말을 믿어도 되나? 내 인생은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아니다, 누구한테 물어보는 것도 귀찮다.”
지금 내 인생은 ‘최악’이다. 정말로 죽지 못해 살고 있다. 내가 이렇게 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병에 걸린 남편의 콧물이나 닦아주고 밥이나 떠먹여가면서 살게 되다니, 개나 물어갈 팔자다!
하나 있는 딸도 정상이 아니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정신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도시 창녀들처럼 춤추는 댄서가 되고 싶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뒤에서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잔인한 행동이다. 그런 모습이 아이의 ‘진짜’ 모습일까 봐 두렵고 무섭다. 정녕 내 몸에서 태어나고, 남편과 내가 키운 아이가 맞나? 우리는 아이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도 버거워 죽겠는데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남편도 모자라 다 큰 딸아이까지 신경써야 하다니! 대체 내 팔자는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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